자유게시판
차가운 디지털, 따뜻한 아날로그?
- 등록일
- 2013-04-12
- 작성자
- 김희근/25
- 조회수
- 902
<div><span style="font-size: 16pt">차가운 디지털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; font-size: 16pt">, </span><span style="font-size: 16pt">따뜻한 아날로그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; font-size: 16pt">?</span></div>
<div><span style="font-size: 12pt">김희근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; font-size: 12pt">(</span><span style="font-size: 12pt">전 영남일보 문화부장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; font-size: 12pt">)</span></div>
<div> </div>
<div> </div>
<div><span style="font-size: 12pt; font-weight: bold">망가진 오디오와 함께 끝난 아날로그적 음악감상</span></div>
<div>신혼시절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15</span>평 전세 주공아파트에서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19</span>평짜리로 옮긴다는 기쁨에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이삿짐센터 인부들이 내 재산목록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1</span>호였던 컴포넌트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component, </span>오디오 세트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를 부주의로 망가뜨렸을 때도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“</span>괜찮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”</span>며 웃어 넘겼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하지만 그 날 이후 아날로그적 음악 감상의 즐거움은 사실상 끝났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div> </div>
<div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30</span>여 년 전 제대 기념으로 어머니께서 사주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당시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1</span>백만원 가까운 거금을 들였던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롯데파이오니어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였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물론 명품 오디오의 반열에 드는 것은 결코 아니었지만 당시 대중적 오디오로는 제법 알아주던 일제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日製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 </span>파이오니어를 수입해 재조립한 것이어서 애착이 만만찮았던 터였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div> </div>
<div>대단한 음악애호가는 아니었지만 사춘기부터 사들인 백원짜리 팝송 백판들부터 큰 맘 먹고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1</span>천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5</span>백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~ 2</span>천원씩 투자한 라이선스 클래식 음반에 이르기까지 수백 장의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LP</span>판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어머니를 조른 끝에 장만한 생애 첫 내 공식 재산이기도 했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div> </div>
<div>대다수 소년들이 그렇듯 청년이 되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또 중년으로 나이 먹어가면서 세상살이의 고달픔을 핑계로 술에 젖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피로에 찌들면서 음악 같은 정서적 취미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게 됐지만 턴테이블에 듣고 싶은 음반을 걸고 카트리지를 내려놓는 기쁨은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늘 아득한 그리움이었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div> </div>
<div>그런데 최근 주위에서 턴테이블을 구입하거나 벽장에 처박아두었던 것을 꺼내 구시대의 유물로 여겼던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LP</span>판으로 음악 감상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새삼 내다버린 오디오가 그리워졌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과연 내 인생에도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아날로그의 역습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이 시작될까 하는 생각과 함께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..</span></div>
<div> </div>
<div><span style="font-size: 12pt; font-weight: bold">낡은 이념처럼 폐기처분됐던 아날로그의 귀환</span></div>
<div>디지털 시대가 된 지 오래지만 디지털이라는 말을 처음 들은 것은 숫자로 시간을 알리는 손목시계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1970</span>년 대였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이후 모든 문명의 이기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利器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가 디지털화 되면서 아날로그는 세상에서 잊혀져갔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그것은 마치 낡은 이념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理念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의 폐기처분과 같았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div> </div>
<div>그러나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이라며 목청을 높였던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60~70</span>년대 팝스타 탐 존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Tom Johns)</span>의 노래 가사처럼 돌고 도는 게 세상인심인지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서 복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復古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의 움직임이 미약하나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뚜렷이 감지되고 있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바로 아날로그의 조심스런 부활이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div> </div>
<div>몇 해 전 한 지상파 방송을 탄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생명의 소리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아날로그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란 프로그램은 디지털 음악이 아날로그에 비해 인체의 근력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筋力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을 떨어뜨리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식물은 생장호르몬을 훨씬 적게 분비하게 만든다는 충격적인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디지털의 편리성에 가려져 놓쳤던 유해성을 드러내 보인 것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div> </div>
<div>결론은 생음악이 활어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活魚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라면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LP</span>는 생선회이고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CD</span>는 통조림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MP3</span>는 건포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乾脯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에 불과하다는 것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디지털 포식자가 온 세상을 삼킬 것 같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비트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bit)</span>가 아니라 원자와 분자라는 아날로그 물질로 이뤄져 있다는 것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맛과 향이 있고 차별성이 존재한다는 것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</div>
<div> </div>
<div>세상은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스스로 그러한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 </span>자연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自然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이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인간 또한 그 자연의 일부이기에 자연에 귀의할 수밖에 없는 법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! </span>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인간의 조건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은 개그맨들이 일주일 간 휴대전화와 인터넷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텔레비전 없이 생활하는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‘</span>아날로그로의 복귀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를 보여주고 있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div> </div>
<div><span style="font-size: 12pt; font-weight: bold">아날로그의 역습을 보며 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; font-size: 12pt; font-weight: bold">‘</span><span style="font-size: 12pt; font-weight: bold">디지로그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; font-size: 12pt; font-weight: bold">’ </span><span style="font-size: 12pt; font-weight: bold">시대를 꿈꾸다</span></div>
<div>현대 문명의 이기 속에서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스스로 어떤 삶을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어떻게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 </span>물음을 던지고 있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종이책들로 가득한 도서관에서 조차 책보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우리의 자화상을 돌아보게 한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</div>
<div> </div>
<div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사람이 아니므니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는 말 같잖은 개그맨의 대사에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은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언젠가부터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와 동일시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同一視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된 자신의 모습을 문득 발견하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그 말에 공감하기 때문은 아닐까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? </span></div>
<div> </div>
<div>필름 카메라가 다시 팔리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시계바늘이 돌아가는 기계식 수제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手製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 </span>손목시계가 최고급품으로 여전히 가치를 인정받는가 하면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LP </span>음반과 통기타 음악이 또다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아날로그에의 회귀일뿐더러 자연에의 귀의에 다름 아닐 터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</div>
<div> </div>
<div>하지만 사용의 편리성과 정보의 저장 및 전송의 용이함 등 디지털의 장점은 여전히 유효할 뿐 아니라 앞으로도 진화를 거듭하게 될 것은 불 보듯 한 일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그래서 일반 업무와 커뮤니케이션에선 디지털이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음악 감상과 같은 인간 정서에 속하는 쪽은 아날로그에 자리를 내주는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디지로그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Digilogue) </span>시대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의 도래를 기다린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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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<span style="font-size: 12pt">김희근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; font-size: 12pt">(</span><span style="font-size: 12pt">전 영남일보 문화부장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; font-size: 12pt">)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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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<span style="font-size: 12pt; font-weight: bold">망가진 오디오와 함께 끝난 아날로그적 음악감상</span></div>
<div>신혼시절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15</span>평 전세 주공아파트에서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19</span>평짜리로 옮긴다는 기쁨에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이삿짐센터 인부들이 내 재산목록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1</span>호였던 컴포넌트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component, </span>오디오 세트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를 부주의로 망가뜨렸을 때도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“</span>괜찮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”</span>며 웃어 넘겼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하지만 그 날 이후 아날로그적 음악 감상의 즐거움은 사실상 끝났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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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30</span>여 년 전 제대 기념으로 어머니께서 사주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당시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1</span>백만원 가까운 거금을 들였던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롯데파이오니어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였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물론 명품 오디오의 반열에 드는 것은 결코 아니었지만 당시 대중적 오디오로는 제법 알아주던 일제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日製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 </span>파이오니어를 수입해 재조립한 것이어서 애착이 만만찮았던 터였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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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대단한 음악애호가는 아니었지만 사춘기부터 사들인 백원짜리 팝송 백판들부터 큰 맘 먹고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1</span>천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5</span>백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~ 2</span>천원씩 투자한 라이선스 클래식 음반에 이르기까지 수백 장의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LP</span>판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어머니를 조른 끝에 장만한 생애 첫 내 공식 재산이기도 했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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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대다수 소년들이 그렇듯 청년이 되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또 중년으로 나이 먹어가면서 세상살이의 고달픔을 핑계로 술에 젖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피로에 찌들면서 음악 같은 정서적 취미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게 됐지만 턴테이블에 듣고 싶은 음반을 걸고 카트리지를 내려놓는 기쁨은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늘 아득한 그리움이었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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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그런데 최근 주위에서 턴테이블을 구입하거나 벽장에 처박아두었던 것을 꺼내 구시대의 유물로 여겼던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LP</span>판으로 음악 감상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새삼 내다버린 오디오가 그리워졌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과연 내 인생에도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아날로그의 역습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이 시작될까 하는 생각과 함께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..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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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<span style="font-size: 12pt; font-weight: bold">낡은 이념처럼 폐기처분됐던 아날로그의 귀환</span></div>
<div>디지털 시대가 된 지 오래지만 디지털이라는 말을 처음 들은 것은 숫자로 시간을 알리는 손목시계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1970</span>년 대였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이후 모든 문명의 이기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利器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가 디지털화 되면서 아날로그는 세상에서 잊혀져갔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그것은 마치 낡은 이념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理念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의 폐기처분과 같았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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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그러나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이라며 목청을 높였던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60~70</span>년대 팝스타 탐 존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Tom Johns)</span>의 노래 가사처럼 돌고 도는 게 세상인심인지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서 복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復古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의 움직임이 미약하나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뚜렷이 감지되고 있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바로 아날로그의 조심스런 부활이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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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몇 해 전 한 지상파 방송을 탄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생명의 소리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아날로그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란 프로그램은 디지털 음악이 아날로그에 비해 인체의 근력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筋力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을 떨어뜨리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식물은 생장호르몬을 훨씬 적게 분비하게 만든다는 충격적인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디지털의 편리성에 가려져 놓쳤던 유해성을 드러내 보인 것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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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결론은 생음악이 활어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活魚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라면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LP</span>는 생선회이고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CD</span>는 통조림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MP3</span>는 건포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乾脯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에 불과하다는 것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디지털 포식자가 온 세상을 삼킬 것 같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비트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bit)</span>가 아니라 원자와 분자라는 아날로그 물질로 이뤄져 있다는 것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맛과 향이 있고 차별성이 존재한다는 것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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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세상은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스스로 그러한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 </span>자연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自然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</span>이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인간 또한 그 자연의 일부이기에 자연에 귀의할 수밖에 없는 법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! </span>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인간의 조건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은 개그맨들이 일주일 간 휴대전화와 인터넷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텔레비전 없이 생활하는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‘</span>아날로그로의 복귀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를 보여주고 있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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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<span style="font-size: 12pt; font-weight: bold">아날로그의 역습을 보며 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; font-size: 12pt; font-weight: bold">‘</span><span style="font-size: 12pt; font-weight: bold">디지로그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; font-size: 12pt; font-weight: bold">’ </span><span style="font-size: 12pt; font-weight: bold">시대를 꿈꾸다</span></div>
<div>현대 문명의 이기 속에서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스스로 어떤 삶을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어떻게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 </span>물음을 던지고 있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종이책들로 가득한 도서관에서 조차 책보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우리의 자화상을 돌아보게 한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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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필름 카메라가 다시 팔리고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시계바늘이 돌아가는 기계식 수제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手製</span>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) </span>손목시계가 최고급품으로 여전히 가치를 인정받는가 하면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LP </span>음반과 통기타 음악이 또다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아날로그에의 회귀일뿐더러 자연에의 귀의에 다름 아닐 터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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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하지만 사용의 편리성과 정보의 저장 및 전송의 용이함 등 디지털의 장점은 여전히 유효할 뿐 아니라 앞으로도 진화를 거듭하게 될 것은 불 보듯 한 일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그래서 일반 업무와 커뮤니케이션에선 디지털이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, </span>음악 감상과 같은 인간 정서에 속하는 쪽은 아날로그에 자리를 내주는 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‘</span>디지로그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(Digilogue) </span>시대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’</span>의 도래를 기다린다<span style="letter-spacing: 0pt">. </span></div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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